에이섹슈얼은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없나요?

2020. 8. 28. 아래 내용은 이전 블로그에 있던 글 [링크] 을 새로운 블로그로 옮긴 것입니다. 같은 내용을 이전 블로그에서도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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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일본에서 젠더/성소수자와 관련해 다양한 비영리/영리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기업인 'Letibee( http://letibee.com/ )의 미디어인 'Letibee LIFE( http://life.letibee.com/ )에 올라 온 기사입니다. Letibee는 자체적인 회사 소개에 따르면 "모든 사람이 자신의 섹슈얼리티에 관계없이 자신의 행복과 자유를 추구할 수 있는 사회를 실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내걸고, 다양한 LGBT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셜벤처회사"입니다. Letibee는 현재 다양한 성소수자 관련 정보를 다루는 미디어 사업을 운영하고 있고, 기업을 대상으로 성소수자 관련 연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으며, 성소수자와 관련된 마케팅 리서치 사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무:대는 메일을 통해 Letibee에 Letibee Life에 올라 와 있는 기사들을 출처를 명시하는 조건으로 한국어로 번역해서 한국에 배포해도 되느냐는 문의를 보냈고, 해당 요청에 대한 허가를 받았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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アセクシュアルって人を好きになれないんですか？
에이섹슈얼은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없나요? 

 

원문링크: http://life.letibee.com/asexuality-friendship-love/

번역: 포인트

감수: 모래미, 백우현, 뚜벅쵸, 포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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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일본에서는 오랫동안 무로맨틱 무성애자(Aromantic Asexual)를 무성애자(無性愛者)로, 로맨틱 무성애자(Romantic Asexual)를 비성애자(非性愛者)로 표기해왔습니다. 이러한 표기법은 일본에서만 존재했고, 따라서 일본의 많은 무성애자들은 해당 표기법은 국제적인 무성애 담론에 비춰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을 제기했습니다. 그래서 현재 해당 표기법은 공식적으로 사용되고 있지 않으나, 여전히 많은 일본의 무성애자들은 '에이섹슈얼(アセクシャル)' 즉 '무성애자'라는 말을 무로맨틱 무성애자만을 말하는 데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글의 글쓴이 또한 그러한 표기를 사용하고 있으며, 따라서 무:대에서는 글에 나와 있는 'アセクシャル'라는 표현 중 몇 개를 맥락에 맞게 무로맨틱 무성애자로 번역했습니다. 다만 여기 나와 있는 담론은 모든 무성애자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이성간의 우정이 가능할까?’라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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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간의 우정이 가능할까?’라는 말을 흔히 듣습니다. 이성으로 한정해버리면 지나치게 시야가 좁아지지만, 결국에는 ‘서로 연애감정을 가질 가능성이 있는 성 사이에서 우정이 가능할까?’라는 말이죠. 커밍아웃 했더니 ‘날 넘보진 말아줘!’라는 반응이 돌아오는 바람에 ‘누가 넘본대?’ 싶어 화가 났다는 동성애자의 이야기를 자주 듣는데요, 저런 반응을 하는 사람은 위 질문에도 NO라고 대답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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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수준 이상으로 사람을 좋아한다 = 연애감정?

 

다른 사람에게 연애감정을 가지지 않는다고 말하면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이에요?’라는 반문이 돌아오기도 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닙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일정 수준 이상으로 다른 사람을 좋아하는 것이 연애감정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 모양입니다. 저는 그런 사고방식이 오히려 더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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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친을 ‘사랑’하는 것과 연인을 ‘사랑’하는 것

 

오랜시간 함께해 온 절친과 결혼을 약속한 연인 중 누가 더 소중하냐는 질문에 ‘당연히 연인이죠!’라고 단언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어느 쪽이 더 소중해야 옳은 걸까요?

 

물론 이 질문에 대한 정답은 없습니다. 애초에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다른 친구보다 사이가 좋고 이성이니까 연인’이라거나 ‘연인이니까 소중하다’고 분류하고 정리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건 굳이 말할 필요도 없잖아요. 자신과 상대가 이성애자든 동성애자든 마찬가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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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에이섹슈얼도 다른 사람을 사랑합니다!

 

필자에겐 지금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성별 관계없이 존재하며, 앞으로 더 많아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희망이 담긴 예측이지만요. 연애상대로서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에이섹슈얼에게 있어서 애정의 상한선이 남들보다 낮다는 뜻은 절대 아닙니다. 애초에 이성간이든 동성간이든 성별 관계없이 ‘우정이 성립하느냐≒연애감정이 아닌 호감을 가진다는 게 말이 되냐’라니 바보같은 질문 아닌가요. ‘저렇게 사이가 좋은데 사귀지 않을 리가 없잖아!’라는 말 뒤에는, 사실 ‘연애가 우정보다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편견이 감춰져 있는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