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6. 24. 아래 내용은 이전 블로그에 있던 글 [링크] 을 새로운 블로그로 옮긴 것입니다. 현재 책 교환은 불가능하며 에이로그북 재판 계획 또한 없습니다.
무:대는 지난 2016년 6월에 전신인 에이로그팀으로서 발간한 <에이로그북>에 대하여 피드백을 진행하면서 여러 의견을 받았습니다. 우선 소중한 의견을 주신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래는 무:대가 받은 피드백을 간추린 것으로, 각각에 대해 간단하게 답변하겠습니다.
1. <에이로그북> 품질 관련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의견이 있었습니다.
● 인쇄가 불량했는지 책 중간의 몇몇 단어가 잘못 인쇄되어 읽을 수 없었다.
인쇄 과정에서 발생한 불량품으로 보입니다. 사전 검수가 완벽하지 못했던 점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무:대에서는 퀴어퍼레이드 행사 종료 후부터 <에이로그북> 및 기타 굿즈의 파본을 교환해드리고 있습니다. 혹시 <에이로그북> 파본을 미처 교환받지 못한 분이 계시다면 추가적으로 무:대 공식 메일 또는 SNS(twitter.com/ACE_tage)로 연락해주시면 교환해 드리겠습니다.
● 종이의 품질이 좋지 않아 보였다. 비용 문제 등으로 인해 품질 관리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이런 점을 고려해도 다른 펀딩 출판물과 비교하여 품질이 썩 좋지 않았다. 추후 프로젝트에서는 책의 품질을 조금 더 낫게 하면 좋겠다.
이 점은 구 에이로그 팀에서 <에이로그북>을 발주할 때도 내부적으로 몇몇 회원들이 우려와 함께 제기한 의견이었습니다. 앞으로 새로운 출간물을 발간할 때는 종이와 같은 책의 품질 또한 적극적으로 고려하여, <에이로그북>보다 더 개선된 품질로 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 굿즈와 책이 각각 개별포장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았다. 그래서 배지의 단단한 부분에 책이 찍혀 온 포장을 받았다.
포장 작업을 퀴어퍼레이드 일정에 맞춰 매우 촉박하게 진행하다 보니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 포장에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 <에이로그북> 내용의 다양성 관련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의견이 있었습니다.
● 책의 에세이가 로맨틱 무성애자와 무로맨틱 무성애자 중심으로 쓰인 느낌이 들었다.
● 회색무성애자로서 회색무성애자의 이야기도 들어갔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들었다. 회색무성애자는 <Asexual Beginner> 파트에 설명으로만 들어가고, 그 뒤에 이야기는 로맨틱 무성애자와 무로맨틱 무성애자만 다루었기 때문이다.
이 점은 구 에이로그 팀과 현 무:대 팀에서 전적으로 통감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사실상 모든 팀원들이 <에이로그북> 스토리 및 에세이 부분의 화자나 내용의 다양성이 매우 부족하다고 몇 차례나 내부적으로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무:대에서는 내년 퀴어퍼레이드를 목표로 하여 무성애를 다루는 새로운 출간물을 발간할 때, 책에 들어갈 스토리를 대외적으로 공모하여 진행할 예정입니다.
● 젠더퀴어 무성애자에 대한 이야기가 실리지 않았다. 특히 <Asexual Beginner> 파트 2에서 ‘젠더퀴어적 성애’에 대한 부분이 통째로 빠졌다.
이 점은 구 에이로그 팀에서 중대한 실수를 범했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는 부분입니다. 더욱이 현 무:대의 많은 회원들이 젠더퀴어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실수를 했다는 점은, 구 에이로그 팀에서 <에이로그북>을 발간할 때 충분한 피드백을 진행하지 않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뼈아프게 반증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앞으로는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하든 다양성을 드러내는 데 최대한 무게를 두겠습니다. 또한 이 때문에 아쉬움을 느낀 많은 젠더퀴어 분들께도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을 드리는 바입니다.
3. 기타 <에이로그북> 내용 관련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의견이 있었습니다.
● 에세이 <A-Marriage, 상식과의 투쟁>은 읽는 내내 많은 아쉬움이 들었다. 에세이에 쓰인 결혼당사자 두 명이 겪는 어려움은 거의 모든 결혼당사자가 겪는 일이기 때문이며, 이런 어려움은 무성애자 커플이 겪는 특별한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무성애커플과 이성애커플은 스킨십과 섹스 측면에서 차이가 많을 테니, 이런 부분의 이야기가 조금 더 나왔으면 좋았을 것이다.
무성애자도 유성애자와 같은 사회를 살아가므로, 무성애자라서 특별히 겪는 어려움뿐 아니라 유성애자가 겪는 것과 같은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또한 무성애는 행동의 양상이 아닌 성적끌림의 유무로 판단하기 때문에, 무성애자 커플이 반드시 이성애자 커플과 성적접촉의 양상에서 차이를 보이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무성애자가 늘 스킨십과 섹스로 인해 유성애자와 다른 어려움을 겪으리라고 전형화하는 것은 부적절합니다.
에세이 파트를 비롯해서 <에이로그북>의 이야기 대부분에 드러난 무성애자가 겪는 어려움은 사회의 유성애-이성애규범성으로 인한 것입니다. 이런 규범성은 무성애자만을 힘들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무성애자가 겪는 어려움을 비무성애자도 겪는다고 느끼셨다면, 그것은 비무성애자와 무성애자가 연대하여 유성애-이성애규범성에 맞서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생각보다 책의 가독성이 많이 고려되지 않아 아쉽다. 콘텐츠의 내용은 좋은데, 책의 가독성이 좋지 않아 읽기 힘들었다. 다른 일반적인 출판물처럼 독자가 읽기 편하게끔 자간과 폰트를 충분히 고려해 책을 편집했으면 좋겠다.
<에이로그북>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가독성 및 디자인 측면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습니다. 이로 인해 불편함을 드려 죄송합니다. 가독성 개선을 위해 무:대에서는 차후 새로운 출간물을 발간할 때 디자인 인원을 늘리거나 디자인을 외주하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 <Asexual FAQ>의 내용이 확답형인데,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두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 조금 더 다양하고 객관적인 내용이 담겼으면 한다.
이러한 두 의견 또한 앞으로 무:대에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충분히 고려하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에이로그북>의 앞 세 파트인 <Asexual Beginner>, <Asexual FAQ>, <오해와진실>은 무성애에 대한 주요한 정보의 출처인 AVEN, AVENwiki 및 Asexuality Archive 등을 적극적으로 참고하면서 작성했기 때문에 일정 정도의 객관성은 보장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책 내용의 출처를 정확하게 달지 못한 점은 실수라고 생각하며, 이후의 작업에서는 정확히 표기하겠습니다. 또한 앞으로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는 출처의 정보를 맹신하기보다 좀 더 비판적으로 받아들여서 정확한 정보를 수록한 발간물을 완성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지정성별’이라는 단어를 무분별하게 사용하였고, 성적끌림이 평생 지속된다는 잘못된 정보가 담겨 있었다. 또한 우리 사회에서 소수자가 겪는 억압과 차별을 짚어내고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기로 했으면 맥락과 규범을 보다 날카롭게 짚어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첫째로, <에이로그북>을 만드는 과정에서 일정이 촉박하고 절차가 정리되지 않아서 표현에 대한 피드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습니다. 그로 인해 성별에 따라 성적 관계에서의 역할을 강요받는다는 해당 부분의 맥락상 ‘지정’된 성별보다는 보여지는 젠더를 의미하는 ‘패싱되는’ 성별이라는 내용이 더 어울림에도 불구하고, 지정성별이라는 단어를 무분별하게 사용한 것 같습니다. 이 부분에서 불편함을 느꼈을 분들께 사과드립니다.
둘째로, 성적끌림이 평생 지속된다는 표현의 경우 실제로는 성적끌림의 유무가 성적욕구에 비해 생애적인 주기에 따른 변동이 적은 편이라는 사실을 알리고자 했으나, 잘못된 문장의 사용으로 오해가 발생한 것 같습니다. 미숙한 점을 보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내년 퀴어퍼레이드를 목표로 준비되는 책에서는 소수자가 겪는 억압과 차별 그리고 사회 속에서의 맥락과 규범을 보다 날카롭게 지적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4. <에이로그북> 맞춤법 관련
<에이로그북>의 몇몇 부분에서 맞춤법이 틀렸다는 지적이 들어왔습니다. 책의 분량에 비해 피드백 기간이 상당히 짧았기 때문에, 미처 몇몇 맞춤법을 수정하지 못하고 그대로 책을 발주했습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오탈자는 9월 1일 예정된 재발주 전까지 수정하여 발주할 예정입니다. 또한 앞으로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는 피드백 기간을 충분하게 잡아 맞춤법이나 내용에서의 오류를 최소화하도록 주의하겠습니다.
소중한 의견을 주신 많은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무:대는 보내주신 <에이로그북>의 감상 및 피드백을 모두 확인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에이로그북> 및 본문에 대한 의견 등이 있으시다면 언제든 말씀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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